무려 8년전,
그러니까 광주과학고를 졸업하고
들뜬 마음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의 기숙사를 들어갔을때.
저와 고등학교 동기들은 그렇게 신날수가 없었습니다.
"와서 봐바! 방에는 침대도 있고 책상도 있어!"
하지만 다른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반응은...
"뭐야 고등학교 기숙사랑 똑같잖아"
-_- 그렇습니다. 광주과학고의 기숙사에는 침대도, 책상도 없었지요.
방에 들어가면 옷장과 이불장이 전부였어요
그 덕분에 사감 선생님의 눈을 피해 한반의 남자애들 전체가 한방에서 같이 자기도 하고
새벽운동 하고 들어와서는 이불장에서 몰래 자기도 하는 추억도 있었지만요 ㅋㅋ
그렇게 많은 추억을 가져다 주었던 (구)광주과학고의 기숙사였지만
굳게 잠긴문을 뒤로한채 저희 셋은 돌아갈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셋은 배고팠습니다. 아마 저때가 4시쯤 되려나..
그래서 학교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빅시티(구 빅마트)엘 갔어요.
고등학생 시절에 우리들의 식량을 책임지던 그곳에 다시 가본다는 의미도 있었지요.
생각해 보면, 추억은 무엇이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것 같아요.
아래에 있는것 빼고 --;
큰 병원을 지으려 했었다는데
IMF 의 여파였는지 도중에 취소되고,
10여년간 이렇게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건물이지요 ;ㅁ;
어쨌든 그렇게 우리가 빅시티에 들어가서 식량으로 사온것은 바로!
모카빵과 요구르트 15개 --;;
저랑 황소가 전화하는사이
음료수로 요구르트를 선택해버린 초변 ㅠㅠ
하지만 배고픈 셋은 가루 하나 안남기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ㅋㅋ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때의 굴욕이란 ㅠㅠ
그렇게 해서 저희는 새로 이전한 광주과학고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이폰 지도기능의 의 도움을 받아서... 갔으면 좋겠지만
그때는 이렇게 자세히 가르쳐주는 기능인지 몰랐기 때문에
그냥 택시 타고 갔어요 ㅋㅋ
저희가 새로운 과학고에 대해서 아는건
광주과학기술연구원(GIST) 옆에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단 그리로 갔지요 ㅋㅋ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구소가 그렇듯,
사람없으면서 빼어난 전경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광주과기원의 전경을 좀 더 보시죠
GIST 에 와서 통계물리학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두사람 ㅋㅋㅋㅋ
하지만 GIST 는 넓고 다리는 아팠습니다.
광주과학고가 최근에 지어져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광주과학고등학교를 찾으려면 동쪽(;;) 으로 가보라던.
정문으로 들어올때 만났던 수위아저씨께 들은 말만 믿고 열심히 갔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저 건물이 분명 광주과학고일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ㅋㅋ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왠걸 줄이 쳐져 있네요
줄 너머에는 얕긴 하지만 내천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ㅠㅠ
담장을 넘었지요 ㅋㅋㅋㅋ
드디어 나타나는 새 광주과학고의 위용!
확실히 새로 지은 학교라 외관이 반짝반짝 하네요 ㅋㅋ
아래의 사진들은 간지나는 새 광주과학고의 모습입니다.
정원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멋있는 수돗가도 있고,
들어가는 길목에는 무려 카드키 찍는곳이 ㄷㄷㄷ
보아하니 식당의 용도로 사용되는 곳인거 같네요.
아직도 그때 그 아주머니 분들이 식사를 만들어 주시려나?
확실히 예전 과학고랑은 차원이 틀리네요 ;ㅁ;
바깥에는 학생들을 위한 사물함도 있고~
추석연휴였지만, 사감선생님이 계셨어요.
17기라고 소개를 하고서, 허락을 받고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그림과 분재들도 있었구요,
노벨상을 지향하는(ㅋㅋㅋㅋ) 광주과학고라는 푯말도 눈에 띄는군요
하긴 경쟁관계인 일본이 노벨과학상만 지금까지 수십개를 탔는데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으니 ㅋㅋㅋ
하지만 노벨상은 급하게 몰아댄다고 나오는게 아니지요
학생들의 교육에 이런식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다 보면 자연스레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급 저택의 내부처럼 인테리어를 해놓았더라구요.
우리 대학교에도 이런건 없는데 ;ㅁ;
사감실에는 이런 첨단 시설들이 이곳저곳을 감시하고 있었고...
학생들이 밤에 게임방 못가게 문을 자물쇠로 잠갔더니
질산과 황산을 섞은 왕수를 만들어서 자물쇠를 녹이고 나가는 일같은건
이제 정말로 추억이 되버리겠네요 ;ㅁ;
맨 윗줄의 "서울대 284명 합격" 에서 보이듯
선배님들은 정말 대단하셨지요...
하지만 과학고에 더이상 특혜를 주지 않게 되면서 대거 자퇴사태가 일어나는등 한때 인기가 매우 없었는데
요즘 진학률을 보면 다시 괜찮아진것 같네요.
저희때는 사감실에 달랑 하나 있는 마이크 였던것이
이렇게 방 하나를 차지하는 방송 시스템이 되었네요.
애들 공부 안할까봐 전자기기 사용 제한을 두어놨네요 ㅋㅋ
역시 우리나라 교육은 무섭습니다...
기숙사로 들어가는 문에는 다행히 자물쇠는 걸려있지 않았는데
카드키 시스템이 있더라구요.
사실 저희가 새로운 광주과학고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것이 기숙사였는데....
카드키가 없는 저희로써는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그냥 가기 억울해서 저희 학교 카드키를 대어봤는데
놀랍게도 문이 열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두 학교의 카드키 시스템이 연결되어있는건 아닐테고,
역시 많은 돈을 들여 좋은 장비를 설치해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대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후배들에 행여나 누가 될까봐 그냥 돌아섰습니다.
지구과학실험 준비실(?) 이었던거 같네요 ㅋㅋ
저희때와는 달리 대학교 수준의 실험장비들이 즐비했습니다.
고3들의 독서실 자리인듯 보였는데요
부럽게도 모든 의자들이 듀오백이었다는.....ㅠㅠ
더 둘러보고 싶었으나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어서 그러지 못했네요.
마지막으로 본 광주과학고의 전경입니다.
보는 내내, '어라, 요즘 학교는 다 이런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한 덕이겠지요 ;D
혹자는 '동굴' 이라고 표현했을정도로 열악했던 환경의 학교가 이렇게 번듯한 시설을 지닌 학교로 변하고
그런 좋은 곳에서 제 후배들이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뿌듯했습니다.
솔직히 추억이 많이 깃든 공간이었긴 하지만,
제가 다니던 예전 과학고는 과학을 배우기에 많은것이 열악한 환경이었거든요.
'내가 이런 환경에서 배울 수 있다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기숙사로 들어가는 후배들의 뒷모습에 괜시리 어깨를 펴게되던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올해 동문회는 꼭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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